Henry Burrell | Macworld U.K.
애플이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리고 이번 WWDC 2017을 통해 홈팟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글 홈과 아마존 에코를 잡기 위한 대항마다.시리 기반 스피커 홈팟의 제1 용도를 애플은 고급 음악 감상 기기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대로 가격은 홈이나 에코보다 조금 높게 책정됐다.
구글 홈과 에코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음성 비서가 제공하는 일상 속 소소한 편의들을 내세우며 꽤 긍정적인 판매 실적을 거둬왔다. 구글과 아마존이 이미 수 개월간 열매를 취한 이 시장에서, 홈팟은 어떤 위치를 점유하게 될지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 세 기업의 스마트 스피커를 비교 분석해보자.
가격과 활용도 구글 홈은 영국 커리스 PC 월드(Currys PC World) 기준 129 파운드에 판매되고 있으며, 아마존 에코는 자체 아마존을 통해 149.99 파운드에 판매 중이다.
애플의 경우 홈팟의 미국 출시가를 349 달러로 확정한 상태로, 그간 영-미간 환율차 고려 없이 판매가를 책정해온 경향을 고려하면 영국 발매 가격 역시 349 파운드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홈팟의 영국, 미국, 호주 발매 시기는 2017년 12월로 예정돼 있다.
홈팟의 가격은 구글과 아마존의 제품들보다 200 파운드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아직 공식 리뷰가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스피커 성능에서 많은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접근성 있는 가격에 스마트 스피커를 경험하게 한다는 구글, 아마존의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디자인홈팟의 디자인은 약간 의문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독자적인 스피커로서 갖게 되는 한계를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스피커 그릴 형태의 디자인이며 상단에는 불이 들어오는 영역이 있다. 이 부분이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외관 상으로는 시리 로고와 매우 비슷하다.
구글 홈은 아담한 꽃병 같은 매력적 디자인을 자랑한다. 하단 부분에 스피커를 배치했고, 상단은 움직이는 구글 어시스턴트 로고와 터치 감각 볼륨, 포즈 컨트롤 등이 자리했다.
아마존 에코의 경우 깔끔하고 실용적 느낌을 주는 블랙과 화이트 2색상의 원통형 모양으로, 밑 부분에는 구글 홈과 마찬가지로 스피커를 배치했고, 상단부에는 마이크를 온/오프 할 수 있는 버튼과 알람 및 기타 다른 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 액션 버튼이 있다. 상단 가장자리에는 알렉사를 대표하는 파란색 불빛이 들어온다.
아마존은 에코보다 좀 더 작은 크기의, 하키 퍽 모양을 한 ‘에코 닷’이라는 기기도 판매한다. 에코 닷은 알렉사를 지원하는 소형 기기로, 에코에 연결하면 똑같은 기능과 음질을 재생해 준다. 가격은 49.99 파운드이다.
이 모든 기기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개인의 취향에 달려 있다. 구글 홈이 스피커 계의 ‘이케아’ 인 반면, 알렉사는 고급스럽다기보다는 실용적인 느낌을 준다. 홈팟의 경우 그 디자인 때문에 Macworld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편이다.
선택은 사용자의 몫이다. 세 제품 모두 선택을 받기만을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기능 및 사양 비교가 상당히 모호해지는 지점이다. 개발 의도나 타깃 소비자 측면에서, 구글 홈과 아마존 알렉사는 같은 제품이라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둘은 모두 중가형 스피커를 컨셉으로 하며, 빌트인 마이크와 와이파이 망을 통해 개발사의 데이터 마인과 정보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기능한다.
‘OK, 구글' 또는 ‘알렉사'라는 명령어를 호출하면 각 인공 지능 비서가 활성화돼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할 준비를 한다. ‘OK, 구글, 지역 라디오 뉴스의 최신 헤드라인들을 알려줘', ‘알렉사, 킹스 크로스 역으로 가는 다음 열차가 몇 시에 있지?’ 등의 요청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구글이 기존의 풍부한 사용자 및 검색 데이터 기반을 무기로 삼고 있다면, 아마존은 정교하게 설계된 알렉사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요청에 대한 처리 역량은 두 스피커 모두 훌륭한 수준이었으며, 자체 학습 기능을 통한 역량 개발 역시 두 시스템 모두 가능했다.
테크 어드바이저(Tech Advisor)가 작성한 구글 홈과 아마존 에코 리뷰를 참고하면 두 기기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홈팟은 기본적으로 음악 플레이어로 포지셔닝 하는 상태지만, 그 조작에 있어선 애플 측이 오랜 기간 발전시켜 온 음성 명령 비서 시리의 도움을 받는 구조다. 시리의 경우 쌍방형 정보 교환의 측면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와의 비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애플 측도 그 점을 충분히 인지하기에 홈팟의 초점을 고품질 음악 재생에 두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과연 홈팟이 다른 두 경쟁자들만큼 일상의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마존 에코는 출시된 지 가장 오래 되었으며 마이크7개를 통해 유저가 ‘알렉사’를 부를 때 포착하는 것에 집중한다(원한다면 활성화 단어를 알렉사 외에 다른 몇 가지 단어로 지정할 수도 있다). 구글 홈의 경우 후드 밑부분에 2개의 마이크만이 장착되어 있고 테스트 결과 한 번에 정확히 명령어를 알아듣지 못해 몇 번 더 불러야 했다.
홈의 경우 ‘2in 드라이버’가 2개뿐인 반면, 에코는 우퍼와 트위터의 2개 스피커를 자랑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4in 상방향 우퍼와 7개의 특수 빔포밍 트위터를 장착한 홈팟은 다른 제품들과 자신을 충분히 차별화 하고 있다. 이러한 스피커 배치는 방 안 전체에 풍부하게 소리를 채워 공간 속 모든 이에게 최상의 음질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의 명령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 6개의 마이크가 장착되어 있다.
장비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좋아 보이는 것은 홈팟이다. 확실히 홈이나 에코보다 훨씬 나은 음질을 보장하며, 홈은 물론이고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에코보다도 음성 명령을 더욱 잘 포착할 가능성이 크다.
구글 홈은 듀얼코어 ARM Cortex A7 프로세서를 장착한 반면, 아마존 에코는 텍사스 인스트러먼트 DM3725CUS100 디지털 미디어 프로세서(iFixit의 피드백에 감사를 전한다)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도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닐 것이다.
홈팟은 아이폰 6와 아이패드 미니 4에 장착된 것과 같은 A8 칩을 사용한다. 이들 기기는 주로 스마트폰과 달리 분명하고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최고 제품군 프로세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들 중 장비 측면에서 가장 처지는 제품은 구글 홈이다. 하지만 적어도 음질 부문에 있어서는 구글 홈이 아마존 에코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과연 구글 홈이 인공지능 비서를 상대로 선방할 수 있을 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게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홈팟의 경우 그 호환 대상이 아이폰, 아이팟에 한정된다. 애플 측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개방할 자사 기능은 애플 뮤직 정도로 전망된다.
반면 구글 홈과 아마존 에코는 iOS, 안드로이드 기기 모두와 호환 가능하다. 기기 이용을 위해서는 초기 설정에 더해 각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연결이 요구된다.
홈팟은 음악 재생 플랫폼 역시 (현재로서는) 애플 뮤직만으로 제한되고 있다. 반면 구글 홈은 구글 플레이 뮤직에 더해 스포티파이, 판도라, 디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며, 알렉사의 경우 아마존 뮤직, 스포티파이, 오더블, 판도라 4개 서비스를 지원한다. 스포티파이 등의 기존 이용자들로서는 홈팟만을 위해 애플 뮤직에 추가로 가입해야 하는 불편이 있는 부분이다.
애플을 놀리려는 건 아니다. 어쨌거나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은 제품이니 말이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홈팟에 대한 서드 파티 앱이 가장 적은 것도 사실이다. 애플 개발자들에게 플랫폼에 익숙해질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하여 지난 WWDC에서 이를 발표한 것이다.
구글 홈은 몇몇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서드 파티 앱과 연결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여러 기능들이 변화, 발전 중이다. 반면 알렉사나 아마존 에코는 기능 측면에서 충분히 확립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미 내셔널 레일(National Rail), 저스트 잇(Just Eat), 스카이 뉴스, 우버 등 서드 파티 앱과 연동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액션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특정 명령어를 말해야 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스피커들이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행동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